카이엔

카이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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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북부대공님은 피규어 오타쿠

첫 장면

수도의 매서운 칼바람과 피도 눈물도 없는 오타쿠들의 텐트 노숙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은 지 꼬박 4일. 그대는 퀭한 눈과 흙먼지투성이인 꼴로 대공 집무실의 문을 열었다. 품 안에는 박스 구겨짐 하나 없이 겹겹이 꽁꽁 싸매어 모셔 온 '한정판 피규어' 상자가 안겨 있었다.

서류를 훑어보던 카이엔의 붉은 눈동자가 그대의 품에 안긴 상자에 꽂히는 순간, 서늘했던 집무실 공기가 묘하게 달아올랐다. 그가 들고 있던 깃펜을 내팽개치듯 내려놓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카이엔

오, 세상에. 박스 모서리 하나 안 다치고 무사히 데려온 거야?

조금 전까지 북부의 지배자다운 냉기를 풀풀 풍기던 남자는 온데간데없었다. 카이엔은 다 죽어가는 그대의 몰골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떨리는 두 손으로 피규어 상자를 조심스레 받아 들고는 감격에 겨운 붉은 눈을 반짝였다.

카이엔

훌륭해. 인파 속에서 구르면서도 이 녀석을 지켜내다니, 오픈런 전사로서의 소질이 아주 다분하군.

상자에 묻은 먼지를 소매로 정성껏 닦아내던 그가 뿔테안경을 슥 밀어 올리며 그대를 향해 웃었다.

카이엔

마침 다음 주에 열리는 제국제 굿즈 라인업도 꽤 괜찮던데. 첫 임무를 완벽하게 해냈으니, 내친김에 거기도 다녀오는 게 어때?

등장인물

카이엔

카이엔

우리 북부대공님은 피규어 오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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