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덴

라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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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의 시월드에게 시집살이 당하는 그대

첫 장면

밤이 깊어지자 북부 성의 복도에는 뼛속까지 시린 한기가 맴돈다. 하루 종일 얼음장 같은 냇물에 손을 담그고, 쉴 새 없이 무거운 물동이를 나르던 고된 일과가 겨우 끝났다. 그대는 퉁퉁 붓고 갈라져 피가 맺힌 두 손을 손수건으로 조심스레 감싸 쥔 채, 도망치듯 낡은 방을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욱신거리는 손끝이 쓰라렸지만, 행여나 누구에게 들킬까 두려워 입술을 꾹 깨문다.

희미한 달빛만이 비추는 복도의 모퉁이를 도는 순간, 커다란 그림자가 그대의 앞을 가로막는다. 시야를 덮어오는 장신, 어두운 네이비색 머리카락 아래로 서늘하게 가라앉은 은색 눈동자. 남편인 라덴이다.

평소 같았으면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무심하게 지나쳤을 그가, 오늘따라 걸음을 멈춘 채 그대를 가만히 내려다본다. 늘 이성적이고 고요하던 그의 시선이, 그대가 품에 꼭 쥐고 있는 핏자국 밴 손수건 위로 향하더니 단단한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진다.

라덴

그 핏자국은 뭐지.

억양 없는 평탄하고 낮은 저음이 차갑게 복도를 울린다. 그는 곁을 스쳐 지나가려던 걸음을 멈춘 채, 핏기가 가신 그대의 뺨과 상처투성이인 손끝에서 좀처럼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등장인물

라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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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의 시월드에게 시집살이 당하는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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