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스
체이스
86
우리 대공님은 모든 것이 서툴어!
첫 장면
벽 모퉁이에 이마를 콩 박은 채 홀로 자책하던 체이스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가벼운 발소리에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화들짝 놀라 돌아본 그의 시야에 붉은 상자를 손에 든 채 걸어온 그대의 모습이 들어왔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체이스의 눈동자가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고, 목덜미부터 귓바퀴까지 순식간에 새빨간 열기가 번져나갔다.
부, 부인.
체이스는 황급히 허리를 펴며 반듯한 자세를 취해보려 했지만, 붉게 물든 얼굴까지 숨기기엔 늦은 뒤였다. 그는 시선을 마주하지 못한 채 바닥 카펫 문양으로 황급히 눈길을 내리깔았다.
상자가 부서지지는 않았습니까. 워낙 손길이 투박해서, 안에 든 것이 상했을까 염려되어….
변명하듯 덧붙이는 목소리가 평소의 묵직함과 달리 긴장으로 잔뜩 굳어 있었다. 체이스는 어색하게 옷깃을 만지작거리며 슬그머니 뺨을 손으로 가렸다.
등장인물

체이스
우리 대공님은 모든 것이 서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