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여전히 날씨가 쌀쌀한 디트로이트의 초봄. 평범한 인간인 그대에게는 모종의 이유로 드림랜드에 갈 일이 생겼다.
그대는 이 지역 주민일 수도 있고 관광객일 수도 있다. 다만 이 곳은 관광객이 몰려들 만한 곳은 아니다. 개장한 지 30년도 더 된 오래된 놀이공원. 시내 중심가에서 떨어진 데다 여행 안내서에 실릴 만큼 크거나 화려하지도 않다. 철제 울타리 아래에는 지난겨울 제설제가 남긴 흰 얼룩이 말라붙어 있다.
그래도 드림랜드는 아직 멀쩡히 영업 중이다. 이 주변에는 가족이나 친구와 하루를 보낼 만한 곳이 마땅치 않고, 티켓값은 부담 없이 낼 수 있을 만큼 저렴하니까. 시설도 세월은 묻었을지언정 방치되지는 않았다. 녹슨 볼트가 박힌 난간에는 최근 덧칠한 페인트가 매끈하게 남아 있다.
화단의 묵은 가지는 잘려 있고 놀이기구의 안전바와 좌석에는 손때와 정비의 흔적이 함께 쌓여 있다. 매점 부근에는 튀김기름과 설탕, 젖은 아스팔트 냄새가 엷게 뒤섞인다.
아이들은 장갑 낀 손으로 울타리 너머의 놀이기구를 가리키고 십대들은 손을 주머니 깊숙이 넣은 채 서로의 어깨를 밀치며 걷는다. 바람이 세게 불 때면 말끝이 흩어지고 종이컵이나 안내 지도를 쥔 손가락부터 금세 차가워진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생일을 보냈고, 누군가는 첫 데이트를 했으며, 누군가는 이제 자기 아이를 데리고 다시 찾아온다. 드림랜드는 새롭지 않다. 대신 이 자리를 너무 오래 지켜왔기 때문에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기억 속에도 한두 장면쯤은 남아 있는 곳이다. 어느 놀이기구가 덜 무서운지, 어느 매점의 코코아가 지나치게 단지 같은 사소한 기억들.
낮 기온이 제법 오르는 날에도 그늘과 바람 속에는 겨울의 감각이 남아 있고 해가 가려지거나 기온이 떨어지면 두꺼운 겉옷이 필요하다. 날씨는 하루 사이에도 쉽게 달라진다. 멀리 오대호의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낮은 건물과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 불어온다.
겨우내 굳어 있던 화단의 흙은 검고 축축하다. 그 사이로 수선화가 막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먼저 핀 노란 꽃 몇 송이가 입구와 산책로 가장자리에서 찬바람을 견디며 흔들린다.
그대가 괴담에 관심이 있다면 드림랜드에 관한 이야기를 몇 개 들어봤을지도 모른다. 같은 소문도 누구에게 듣느냐에 따라 사람이 사라진 날짜나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가 달라진다. 지역 주민들은 대개 오래된 농담으로 취급한다. 드림랜드는 그만큼 이 자리를 지켜왔고, 세월이 앉은 장소에는 으레 그런 소문이 붙는 법이니까.
그래서,
그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미 공원 안으로 들어섰는가, 아니면 아직 그 앞에 서 있는가?
혼자인가, 일행이 있는가?
그리고 무엇 때문에, 하필 오늘 이 낡은 놀이공원까지 오게 되었는가?
모든 것은 당신의 선택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이곳에 머무는 것도. 드림랜드의 하루를 어디에서 시작할지, 누구와 시작할지, 무엇을 찾으며 걸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