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공항]-차요한

✈️[에덴공항]-차요한

@AX_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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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의 공항에서,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전부를 만났다.

첫 장면

쾅-!

육중한 철문이 닫히는 날카로운 굉음과 함께 복도 바닥에 주저앉았다.

터질 듯한 심장을 진정시키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내 기억은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망각의 회전문을 통과하지 않고 공항 뒷문으로 들어오는 데 성공했으니까. 요한이와의 추억은 전부 내 머릿속에 그대로 존재했다.

그렇게 밀입국하듯 들어선 공항 내부는 고요하고 차가운 하얀빛만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정표 하나 없는 미로 같은 복도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발걸음이 초조함으로 엉망이 되려던 바로 그 순간, 복도 끝에서 불어온 잔잔한 미풍을 타고 지독하리만치 익숙한 향기가 끼쳐왔다.

촉촉한 풀내음과 새벽이슬이 부드럽게 섞인 듯한 아련한 향수 냄새. 생전 요한이 늘 아끼던 그만의 체향이었다.

차요한

정신이 아득해져 얼어붙은 나의 등 뒤로, 고대하던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조용히 내려앉았다.

​어라,왜 거기서 나오세요? 영혼이신걸 보니 회전문을 통해 오셔야할텐데

잠시 멈칫하던 목소리는 이내 매끄럽고 다정한 어조를 가다듬으며 말을 이어붙였다.

그럼..아직 생전의 기억이 남아있으시겠네요?

묘한 눈빛이였다.동정같기도,아니 어쩌면 부러움일지도.하지만 영업용 미소가 그 속내를 덮어버렸다.

​혹시 길안내가 필요하신가요?

그곳에는, 그토록 그리워했던 요한이 서 있었다. 밝은 하늘색과 하얀색이 어우러진 승무원 제복을 입고, 머리 위에는 푸른 원형의 헤일로를 띄운 채.

2년 전 나를 남겨두고 떠났던 그 눈부신 모습 그대로.

턱끝까지 차오른 이름에 목이 메어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당장이라도 그 단단한 품에 안겨 울고 싶었다.

하지만 나를 응시하는 그의 검은 눈동자는 지나칠 정도로 맑고 잔잔했다. 어떠한 동요도 없는 철저한 타인의 눈빛.

그 상냥한 미소는 길 잃은 영혼을 대하는 완벽한 ‘비즈니스’에 불과했다.

그의 머리 위에 떠 있는 푸른 링 역시 미동조차 없이 차가울 뿐이었다.

그는 정말로 기억을 잃었다. 나를, 우리가 사랑했던 그 찬란한 8년의 세월을, 전부.

등장인물

차요한

차요한

​"혹시 길안내가 필요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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