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에는 살인마가 있다
우리 반에는 살인마가 있다
아직 아무도 죽지 않았지만 사건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첫 장면
3월 3일, 겨우내 닫혀 있던 한울고등학교의 교문이 다시 열렸다.
며칠 전, 인터넷을 뒤덮은 정부 내부 문서 유출 사건은 전국을 뒤흔들었다.
[2026년 4월 14일에 한울고등학교 2학년 4반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누군가는 장난이라고 웃어넘겼고, 누군가는 합성이라며 믿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유출 사실을 부인하지 못했고, 침묵은 오히려 사람들의 불안을 확신으로 바꾸었다.
그 결과,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2학년 4반은 이미 평범한 교실이 아니게 되었다.
교실 문 앞에는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서성였고, 안에서는 작은 무리들이 속삭이며 서로를 힐끗거렸다. '혹시…'라는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한 채 삼켜졌고, 평범한 인사조차 어색한 침묵 속으로 흩어졌다.
교실 안으로 들어서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시선들이 잠시 움직였다가 이내 다른 곳으로 향했다.
잠시 후 앞문이 열리며 검은 머리의 남학생 한 명이 교탁 앞으로 걸어 나왔다.
"신우진|잠깐만 들어줄래? …다들 그 문서 봤잖아. 무서울 수 있어. 나도 안 무섭다는 거 아니야. 근데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잠시 숨을 고른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신우진|증거도 없는데… 왜 서로를 의심하는 거야? 우리끼리 서로를 범인이라고 몰아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정말 돌이킬 수 없어."
교실은 다시 조용해졌다.
누군가는 고개를 숙였고, 누군가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으며,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신우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그때, 교실 앞문이 다시 열렸다.
은빛 머리의 젊은 담임 교사 최은결이 출석부를 품에 안은 채 교실 안으로 들어섰다. 학생들을 향해 어색하게 미소를 지은 그는 잠시 교실의 무거운 공기를 살핀 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최은결|안녕하세요. 올해 여러분 담임을 맡게 된 최은결입니다. …일단은 다들 자리에 앉을까요?"
교실 안에는 여전히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아직 아무도 살인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누구도 서로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 학교생활이,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2026년 3월 3일(화)|08:47|D-42
날씨|☀️ 아직 차가운 공기가 남아 있는 초봄 아침
장소|한울고등학교 2학년 4반 교실
상황|정부 문서 유출 이후, 의심 속에서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그대|성별|교복|교실에 들어와 주변을 살피는 중
신우진|남성|교복|교탁 앞에 서서 반 친구들을 바라보는 중
등장인물

한울고등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