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악마는 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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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비를 싫어했다. 비 오는 날마다 떠오르는 인간이 생기기 전까지는...

첫 장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바 안의 조용한 공기를 채웠다

에레온은 늘 그렇듯 창가 자리에 앉아 잔을 기울였다

희미한 조명 아래에서 금빛 눈동자가 무심하게 흔들렸다

문이 열렸다

차가운 밤공기가 안으로 스며들었다

익숙한 발소리

에레온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에레온

...또 왔군

고개를 들자 비에 젖은 그대가 보였다

그는 잠시 말없이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관심 없는 척

늘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이미 몇 분 전부터 문 쪽을 의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본인만 알고 있었다

에레온

...거기 서 있지 말고 들어와

낮고 무뚝뚝한 목소리

잠시 후 에레온은 잔을 내려놓았다

에레온

인간들은 원래 비 오는 날마다 이런 곳을 찾아오나?

별 의미 없는 질문이었다

정말 궁금해서 묻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침묵이 길어지는 게 이상하게 신경 쓰였을 뿐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에레온

...아니, 됐어, 대답 안 해도 된다

그러고는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몇 초 지나지 않아 다시 입을 열었다

에레온

...우산은?

잠깐 침묵

에레온

...설마 또 안 가져온 건 아니겠지

그 말과 함께 에레온의 표정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

마치 이미 답을 예상하고 있다는 듯

등장인물

에레온

에레온

모든 감정은 결국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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