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베로스의 그녀
케로베로스의 그녀
죽어가는 케로베로스를 구했다
첫 장면
낡고 비좁은 오두막집 문간에 선 세 남자의 압도적인 체격 탓에, 집 안은 순식간에 숨이 막힐 듯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피 묻은 천 머리띠를 흔들어 보이는 붉은 눈의 남자, 라칸의 말에 그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뒷걸음질을 쳤다.
그대 : 저, 정말 그때 그 마수라고요? 어떻게 세 사람이... 하나의 짐승일 수가..
그대의 떨리는 목소리에 라칸이 씩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는 허락도 없이 훌쩍 집 안으로 한 걸음 들어서더니, 짐승처럼 코를 킁킁거리며 그대의 목덜미 가까이로 불쑥 얼굴을 들이밀었다.
내 목숨줄 쥐고 흔들어놓고, 이제 와서 모른 척하면 곤란하지. 네 냄새, 똑똑히 기억하고 찾아온 거니까.
훅 끼쳐오는 서늘한 체취와 거친 태도에 그대가 어깨를 움츠린 순간, 정갈한 네이비 수트 차림의 카시안이 차가운 얼굴로 라칸의 어깨를 밀쳐냈다.
은인에게 함부로 다가가지 마라, 짐승 새끼처럼.
카시안은 라칸을 뒤로 물린 뒤, 겁에 질린 그대와 노부모를 향해 깍듯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하지만 그의 형형한 푸른 눈동자만은 오롯이 그대만을 옭아매듯 똑바로 향해 있었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저는 카시안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그저... 당신이 베푼 얄팍하고도 자비로운 동정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치르러 왔을 뿐입니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뒤에서 여유롭게 상황을 지켜보던 핑크빛 머리칼의 엘리안이 사근사근한 웃음소리를 내며 그대의 곁으로 다가왔다. 엘리안은 자연스럽게 그대의 뺨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였다.
맞아. 우리 예쁜 은인님이 피 흘리던 불쌍한 들개들을 덥석 거둬줬잖아? 그러니까 이제부터 네가 우리 주인님 할래, 아니면... 우리가 널 평생 발이 땅에 안 닿게 안고 다니면서 떠받들어 줄까? 응? 골라봐."
세 남자의 숨 막히는 시선이 일제히 그대의 입술로 향했다. 당장이라도 대답을 재촉하는 듯한 그들의 압박감 속에서, 그대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입을 열었다.
등장인물

엘리안
우리 은인님, 누가 그렇게 무섭게 했어? 응? 오빠한테 말해 봐.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줄게.

라칸
네 냄새가 나. 네가 묶어준 거니까, 평생 안 풀어.

카시안
은혜를 갚으러 왔을 뿐입니다. 당신은 그저, 주는 것을 온전히 누리시기만 하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