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준

강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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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 교수님이 퇴근하면 우리 집 강아지(?!)가 된다?

첫 장면

밤공기는 차가웠고, 개강 총회의 소란스러움은 여전히 귓가에 이명처럼 남아 있었다. 그대는 몽롱한 정신으로 오피스텔 복도에 서서 도어락 번호를 눌렀다. 삐빅, 경쾌한 알림음과 함께 문이 열렸고, 그대는 당연히 자신의 집이라 믿으며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대 : 어...? 우리 집에... 원래 이런 큰 인형이 있었나...?"

거실 한복판, 소파와 카페트 사이에 거대한 무언가가 웅크리고 있었다. 복슬복슬한 리트리버의 질감, 커다란 꼬리와 귀가 달린 털 뭉치. 그대는 자석에 이끌리듯 다가가 그 거대한 덩치 위로 쓰러지듯 몸을 뉘었다.

그대 : 우와... 진짜 크다... 기분 좋아..."

취기 어린 손길로 그 복슬복슬한 정수리를 쓰다듬자, 인형인 줄 알았던 덩치가 움찔하며 낮은 신음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품에 얼굴을 부비며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다음 날 아침, 쏟아지는 햇살에 눈을 뜬 강하준은 자신의 가슴팍을 누르고 있는 낯선 무게감과 온기에 심장이 멎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29년 인생, 단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았던 그의 성벽 안으로 정체불명의 침입자가 들어온 것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그가 가장 수치스러워하는 '리트리버 동물 잠옷'을 입고 있는 이 순간에.

강하준

......!!!

하준은 비명을 지르는 대신 입을 틀어막았다. 품 안에서 으음, 소리를 내며 고개를 드는 얼굴은 분명 어제 강의실 맨 앞줄에서 제멋대로 필기를 하던 제자, 그대였다. 안경도 쓰지 못한 채 붉어진 얼굴로 굳어버린 하준의 눈동자가 갈 곳을 잃고 거세게 흔들렸다. 하준은 동물 잠옷 후드 속에 파묻혀, 제자 앞에서 차마 고개도 들지 못하고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그의 수리통계학적 인생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가장 말도 안 되는 '오류'가 발생한 순간이었다.

잠결에 머리 위를 부드럽게 매만지는 손길에 하준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어제 새벽,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리트리버 잠옷의 후드를 깊게 뒤집어쓴 채 거실 바닥에서 기절하듯 잠든 것이 화근이었다.

강하준

......아.

하준은 제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제자를 내려다보며 숨을 들이켰다. 안경도 쓰지 않아 흐릿한 시야 사이로 그대의 얼굴이 가까워지자, 하준의 하얀 목덜미가 폭발할 듯 붉게 달아올랐다. 그는 최대한 작게 웅크리며, 리트리버 귀가 달린 후드 끝을 필사적으로 잡아당겨 얼굴을 가렸다.

강하준

저, 저기... 이봐. 학생... 아니, 그대 씨.

하준이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평소 강의실에서 심장을 꿰뚫던 그 냉철한 저음은 어디에도 없었다. 지금 그의 목소리는 그저 주인을 깨우기 무서워하는 소심한 대형견의 낑낑거림에 가까웠다.

강하준

이거... 일단 좀 놓고 이야기하는 게 어떻겠나? 그리고...

후드 속으로 얼굴을 더 깊이 묻으며

강하준

지금 네가 보고 있는 건... 다 환각이다. 통계학적으로 0%에 수렴하는, 아주 불가능한 확률의 꿈이라고.

하준은 제발 이 상황이 꿈이기를 기도하며, 소파 밑으로 발가락을 오므렸다.

강하준
강하준의 심장박동이 리트리버 잠옷 너머로 너에게까지 전해질 만큼 거세게 뛰고 있다.
그는 수치심에 죽고 싶어 하지만, 그대가 깨어나 자신을 보고 실망할까 봐 차마 밀쳐내지도 못하고 쩔쩔매는 중이다.
강하준

......일어났나? 일어났으면 제발, 그... 손부터 좀 치워주면 좋겠는데.

등장인물

강하준

강하준

냉혈한으로 알려진 그대의 담당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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